나를 바꾸기 전에 나를 소중하게 여기자
기술과 산업은 빠르게 발전하여 우리들의 먹고사니즘과 편리는 그 어느때보다 훌륭해 졌지만,
반대로 그로 인한 부작용인지 정신건강들은 그만큼 너덜너덜해져 눈에 보이는 윤택한 삶과 정 반대로 황폐해진 것 같다.
빠르게 이루어낸 성장 뒤에는 노력과 성공이 절대평가 되는 보편적인 믿음과 기준이 당연해 졌고,
자연스레 과열된 경쟁이 따라왔고 그를 따라가기 위해 자기평가와 검열도 더욱 심해졌다.
특히 한국인들에겐 아직도 공부만능주의, 성과만능주의가 절대적이라 100점짜리 자신을 만드는 데에 골몰이 되어 있고,
자신을 포함해 남들 또한 100점이 아니면 얼마든지 비난해도 괜찮다는 믿음을 자연스레 갖게 된 것 같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 나도 여기에서 자유롭기 힘들지만, 그러지 않으려고 의식하고 있다.)
100점짜리 자아상에 집착하게 된다는 걸 좀 더 풀어서 이야기 하자면,
남들보다 좋은 학벌, 직장, 벌이, 대인관계, 가까운 친구부터 좋은 집안을 가진 상대와의 결혼 등등도 있고
더 쪼개어 살펴보면 저런 기준들에 충족하기 위해 자신에게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지나치게 살펴보고 어떻게든 "고치고" "바꾸어야"만 한다는 믿음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되는 흐름인 것 같다.
나에게 부족한 점들을 고쳐서 100점에 가까워 져야만 남들보다 앞서고, 부모님께 부끄럽지 않은 자식이 되고, 스스로도 떳떳해질 수 있다 생각하기 쉬우니까.
나이브한 소리일 수 있겠지만 우리는 지금 이 모습 이대로도 당연히 괜찮다.
완벽해보이게 포장된 사람들은 있을지라도, 세상에 완벽한 사람들은 없고
어차피 사람은 제각각이라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나는 모두를 만족시키는, 완전한 사람이 될 수 없다.
우리 모두는 어느정도 고장난 채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그럴 수밖에 없기 때문에 괜찮다는 말로 대충 넘기려는 게 아니다.
내가 고장나 있음을 인지하고, 남들 역시 똑같다는 걸 한번 더 생각하게 되면 이해할 수 없는 것들로 괴로운 일들이 조금은 줄어들 수 있다.
물론 나의 단점이 일상에 치명적인 불편을 가져다 주거나, 주변의 중요한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안겨준다면 조금씩 개선해나갈 수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나를 무작정 고쳐나가려 하기 전에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고 인정해주고, "소중히 존중하는 일"을 먼저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내가 변하는 것도 생각보다는 덜 부담스럽고, 더 빠르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말들을 늘어놓는 나조차도 다 지키기 힘든 일이지만 나에게 리마인더를 적는 의미에서, 그리고 혹시나 이 글을 마주치는 사람에게 위안이 될 수 있을까 싶어서 남겨본다.